같은 도시라도 '언제 가느냐'에 따라 물가는 달라진다
해외 생활 물가를 이야기할 때 많은 사람들은 도시 이름만 보고 '물가가 높다', '싸다'고 단정짓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실제 체류 비용은 도시 자체의 경제력이나 환율 외에도 계절적인 요인, 특히 관광 시즌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즉, 같은 파리여도 7월에 가는 것과 11월에 가는 것은 생활비가 전혀 다르게 체감될 수 있다.
특히 단기 여행자나 한두 달 정도 체류하는 디지털 노마드, 은퇴자를 고려한 단기 거주자에게는 ‘시즌 물가 변동’이 예산 계획의 핵심이다.
이는 단순히 항공권이나 호텔만의 문제가 아니라, 식사, 교통, 문화생활, 숙소, 심지어 커피값까지 영향을 미친다.
성수기와 비수기의 차이, 단순 가격이 아니다
도시마다 성수기의 기준은 다르다. 예를 들어 유럽의 주요 도시는 여름철(6월~8월)이 성수기이며, 동남아시아는 건기인 11월~2월 사이에 관광객이 몰린다. 남반구의 호주나 뉴질랜드는 반대로 12월~2월이 여름이며, 이 시기가 성수기다.
그렇다면 성수기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구분 | 성수기 | 비수기 |
숙소 가격 | 30~100% 인상 | 저렴한 장기 숙박 가능 |
식당/카페 가격 | 일시적 인상 또는 관광객 전용 메뉴 등장 | 로컬 가격 유지 |
대중교통 | 인파로 인해 택시 요금↑, 셔틀 운영 증가 | 정가 유지, 대기시간↓ |
관광지 입장료 | 특별 전시·패키지 요금 등 인상 | 이벤트 없음, 정가 유지 |
월세 (에어비앤비 포함) | 단기 임대 경쟁으로 가격 상승 | 월 임대 가능, 할인률↑ |
즉, 성수기는 가격뿐 아니라 소비 구조 자체가 달라지는 시기다. 비수기에는 로컬 중심의 가격 체계가 유지되며, 외국인 대상 상업 서비스가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실제 도시별 비교 사례로 본 물가 차이
1. 태국 치앙마이
- 성수기: 11월~2월 (건기 + 디지털 노마드 시즌)
- 비수기: 6월~9월 (우기, 고온 다습)
- 성수기에는 에어비앤비 월세가 평균 15,000~18,000바트,
비수기에는 10,000~12,000바트 수준까지 하락한다. - 로컬 카페들도 방문객이 많을 경우 ‘성수기 한정 메뉴’나 서비스료를 붙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2. 이탈리아 로마
- 성수기: 6~8월 (유럽 여름방학 시즌)
- 비수기: 11~2월 (한산한 겨울철)
- 성수기에는 중심가 호텔이 1박 150~250유로,
비수기에는 90~120유로까지 떨어진다. - 로컬 식당에서는 이 시기에 팁 요구 비율도 증가하며,
관광객 가격과 현지인 가격이 분리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3. 포르투갈 리스본
- 성수기: 5~9월
- 비수기: 1~3월
- 디지털 노마드 중심으로 단기 숙소 수요가 몰리며, 30일 기준 월세가 평균 900~1,200유로까지 오르기도 한다.
- 반면 비수기에는 700유로 미만 장기 임대 계약이 성사되기도 한다.
왜 성수기에는 물가가 오를까?
성수기의 물가 상승은 단순히 ‘수요 증가’ 때문만은 아니다.
다음과 같은 구조적인 요인들이 결합되어 가격이 오른다.
① 임대인·업체의 단기 수익 극대화 전략
→ 연중 수익이 균일하지 않기에, 성수기에는 가격을 최대한 높여 이익을 확보하려 함
② 플랫폼 수수료 및 운영비 증가
→ 에어비앤비·호텔 예약 플랫폼의 수요 연동형 가격 알고리즘이 자동으로 가격을 인상
③ 현지 인플레이션 + 관광객 대상 상업화
→ 일부 지역은 성수기에 맞춰 '관광객 전용 메뉴' 또는 ‘외국인 전용 가격’을 운영하기도 함
체류 계획 시 주의할 점
단기 체류자나 한 달 살기를 계획하는 사람이라면,
해당 도시의 성수기/비수기 달력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산이 제한적인 경우에는 다음과 같은 전략이 유용하다:
- 비수기 직전/직후인 ‘어깨 시즌(shoulder season)’에 입국하기
- 현지 플랫폼에서 에어비앤비 장기 숙박 할인 활용
- 호텔보다는 로컬 하우징 플랫폼이나 장기 게스트하우스를 우선 검색
- 시장, 슈퍼마켓 중심의 자취 위주 소비로 가격 민감성 줄이기
결론: 해외 생활 물가는 계절 따라 다르게 설계돼야 한다
‘도시의 물가’는 고정된 숫자가 아니다.
같은 도시에서도 언제 입국하느냐, 얼마나 머무르느냐, 어떤 생활 방식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다.
성수기에는 계획보다 예산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고,
비수기에는 예산에 여유가 생겨 여행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
“해외 생활 물가는 장소뿐 아니라 시기까지 포함해서 계산해야 정확하다.”
장기 체류를 계획한다면, 단순한 도시 선택보다 먼저
그 도시의 '비수기'는 언제인지부터 조사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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